[예병일의 경제노트] 금리정책의 선제(先制, preemptive)성과 오늘의 금리인상

2008. 8. 8. 18:20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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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정책의 선제(先制, preemptive)성과 오늘의 금리인상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8.7)

금리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제(先制, preemptive)성'이다. 경기와 물가흐름을 예측해 한발 앞서 금리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경기가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르고 인플레도 치솟을 대로 치솟은 뒤엔, 금리를 올려도 소용이 없다. 너무 뜨거워진 경기를 빨리 식히려고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되레 경기급랭을 초래할 수도 있다.
수축국면 역시 경기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상태라면 뒤늦게 금리를 내려도 약발이 안 먹힌다.

이성철의 '2040 경제학 스트레칭' 중에서 (플루토북, 59p)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00% 수준에서 0.25%포인트 올린 5.25%로 결정한 것입니다. 금리정책에서 중요한 선제(先制, preemptive)성을 고려, 물가를 잡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금리의 움직임을 한번 정리해볼까요. 금통위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4년 11월 3.25%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뒤, 지난해 7월 4.75%에 이어 8월 5.0%로 상승했으며 그후 1년 동안 계속 동결되어 왔습니다.
이번 5.25%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기준금리가 5.25%로 상승한 것은 2000년 10월5일∼2001년 2월7일(5.25%) 이후 처음이니까요.

사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번에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렸었습니다. 당초에는 이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 잇따라 발표된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나쁜 것으로 나오고 유가폭등세도 꺾이면서 동결론도 제법 강하게 부각됐습니다.

그동안 물가불안과 경기침체 사이에서 '고민'하던 금통위. 금통위가 오늘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앞으로 물가불안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날 금통위가 발표한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높은 물가상승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될 소지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영향의 파급 등으로 상승세가 한층 확대됐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이번에 금리를 인상한 것입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오늘 경기와 물가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경기상황을 고려해야하는 재정부는 다소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금리인상 소식에 주가는 하락하고 있지요.

선제적 금리정책을 통해 경제의 '연이륙'과 '연착륙'을 유도해야하는 금통위원들의 임무. 그들의 이번 금리인상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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